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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에 머물다

이지은 | 2008.01.16 10:24 | 조회 1688


애인과 헤어지기 아쉬워하며 더운 손을 놓지 못해
밤늦도록 골목길을 또 걷고 걸으면 좋을 시간,
나는 대신하여 오래된 사진첩을 읽어본다.
속수무책 당신이 그리워지는 순간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날 것 같은 순간
이 모든 찰나의 기쁨과 쓸쓸함 조차
한 장의 사진으로 남길 수가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나는 먼 훗날 또 다시 오늘같은 밤
먼지 투성이의 사진속 당신과 나를 만나게 되겠지.

라고 폼나게 애틋한 글을 쓰고 싶었지만
그리워할 애인도 엉망진창 사진 한장도 없어
제대로 김이 푹푹 새는 밤입니다.
후훗...
잠도 오지 않는 밤,
어질러 놓고 치우기 좋아하는 제가
온 방을 흩어놓으며 요 사진 한장을 찾아냈네요.
새파란 잔디위에 나란히 앉은 가시내 넷.
왼쪽부터 차례로 저희집 막내, 사촌동생, 저
그리고 지난해 1월 언니보다 먼저 시집간 사촌동생입니다.
진주성 어디쯤에서 찍은 것 같은데
무슨 일로 다들 저렇게 이쁘게 차려 입었을까요.


촬영장소: 진주 촉석루 안 잔디밭
촬영날짜: 1988년 6월 8일
촬영자: 알 수 없음
카메라기종: 알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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