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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동파랑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바다가 내륙 깊숙이 들어온 지점에서 유명한 통영 공작소을 쉽게 볼 수 있고 바로 우측에는 활어시장의 입구가 크게 보인다. 활어시장 약 2/3를
들어오면 우측으로 올라가는 골목길이 있고 이 길을 조금 올라가면 좌측 블록 담 위에는 작은 철조망이 있고 담장 틈사이로 내다보면 활기찬 통영 활어시장의 장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다시 돌아 나와 갈라지는 골목으로 계속 올라가면 동파랑 입구의 잘 정돈된 산복 도로를 만나게 되고 여기서 부터 동파랑 벽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한국의 몽마르뜨라고 하는 동파랑 마을, 마치 작은 해운대 달맞이 고개를 연상케 한다. 동양의 나폴리라고 하는 통영 앞 바다가 한 눈에 훤히 들어오고 그야말로 고급 아파트
부지로서는 더 이상 좋은 곳이 없을 듯하다. 이곳에는 그 옛날부터 없는 자들이 모여 사는 달동네였겠지만 지금은 무엇을 해도 좋은 위치라 2007년 까지는 철거 지역으로
결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지역이 철거될 것이 아쉬워한 지역 문화인을 중심으로 벽화 축제를 열게 되었으며 그 후 벽화를 구경하러 온 많은 관광객들로 인하여 철거는
미루어 졌고 이제는 통영의 유명한 관광명소의 하나로 자리매김을 하였다하나 정작 좋은 일만 있는 걸까...

동파랑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나도 모르게 ‘이건 아니다’라는 말을 되새긴다. 처음 와 닿는 느낌이 문현동 안동네나 범일동 안창마을에 비하면 너무 호화로워 보인다.
동파랑을 방문하는 동안 눈빛이라도 주고받은 주민은 고작 2사람이었다. 그 중 한 사람은 2층 계단에 일광욕하러 나온 할머니였고 또 다른 한 사람은 50대 중년 남자였다.
급히 대문으로 들어가는 이 분을 붙잡고 약 10분간 인터뷰를 했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 이곳에는 대부분 활동이 어려운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민들 마다 입장이 다르다 보니 철거에 대한 찬성과 반대로 주민 자체에서도 쉽게 결정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여 진다. 평생 이 곳을 삶의 터전으로 여기고 사는 사람들은 작은 철거 보상비로 다른 곳으로 이주할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었고 그렇다고 그냥 눌러 있자니 방문하는 이들이
마치 우리 속의 원숭이 촬영하듯 카메라를 들이 대니 생활에도 애로를 느낀다한다. 나름대로 여유가 있던 사람들은 세를 놓고 나가고 없고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만 남아 있는 느낌이다. 막상 관광지로 명명은 했지만 마을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을 수도 없는 처지이고 그렇다고 시에서 그들의 욕구를 다 만족 시켜줄 수도 없는 처지다.
“그러면 주민들은 시에서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가?” 물었더니 아무 대답을 못한다.‘

동서고금을 거론할 것 없이 좁은 땅덩이, 좁은 통영 하늘 아래서도 이렇게 가진 자들과 못 가진 자들의 밝고 어두운 곳은 있으니 이것도 말 없는 민초들의 삶의 역사로 묻고
넘어가야 하는가? 하지만 이것도 시의 올바른 정책이나 가진 자들의 좀 큰 관심만 있다면 상당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건만 그렇지 못할 땐 보는 이들도 그저 앉은뱅이
용 서듯 부질없는 일로 보인다. 단지 이러한 내용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들의 느낌의 차이일 뿐 그저 안타까운 마음이 앞설 뿐이다.//
山川/우남철
2009.03.0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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